새의 선물
카테고리 소설
지은이 은희경 (문학동네, 1996년)
상세보기

1.
은희경님의 [타인에게 말걸기]를 본 이후로
이 분의 다른 작품이 읽고 싶어져 다음으로 선택한 것이 [새의 선물]이다.

2.
[새의 선물]에서는 자신을 '보여지는 나'와 '바라보는 나'로 구분할 수 있는
(아마 책을 보기 전엔 이 말을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.)
성숙한 어린 아이 진희가 등장하고,
그 아이의 통찰력 있는 시선에서 여러 이야기가 진행된다.

3.
시대는 60년대가 배경인데, 나의 선입견과 다르게
우리나라의 시대상이 가득 반영되어 질질거리는 느낌은 전혀 없었다.
그래서 은희경이라는 작가가 더 좋아질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.

4.

-
 삶도 마찬가지다. 냉소적인 사람은 삶에 성실하다. 삶에 집착하는
사람일수록 언제나 자기 삶에 불평을 품으며 불성실하다.

-
         성숙한 어른이 슬퍼하는 것보다는 철없는 아이의 슬픔은 더
마음을 아프게 한다. 그러므로 철없는 사람은 마음껏 철없이 행동하
면서도 슬픔에 닥치면 불공평하게도 더 많은 사랑과 배려를 받는 것
이다. 성숙한 사람은 으레 슬픔을 이겨낼 수 있으리라고 여겨지기
때문에 그같은 배려를 받지 못한다. 성숙한 사람은 언제나 손해이
다. 나는 너무 일찍 성숙했고 그러기에 일찍부터 삶을 알게 된 만큼
삶에서 빨리 밑지기 시작했다.

-
 이모와 나 또한 그리는 존재를 가슴에 간직한 채 그대로 덮어두
고 살아가기로 마음먹었다. 그를 가슴속에서 끄집어내 뭔가를 물어
보려고 한다거나 지나간 일의 의미를 확인해보려고 한다면 그날로
우리 모두의 삶이 다시 한번 흔들리리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었기
때문이다. 우리는 그 질문에 대답을 들은들 현재의 아무것도 바꿔놓
을 수 없으며 과거의 감정에 대해 진의를 알고 싶어하는 것 자체가
헛된 미련일 뿐이라는 것을 알았다.


본문 중에서-

5.
사실 인상깊었던 부분들이 너무 많다.
내가 이 책을 읽기 전에 누군가 이 책을 소장하고 싶었다고 했는데
그 느낌을 알 것 같다.

6.
마지막에 이 글의 에필로그에서 90년대를 살아가는 진희가 등장한다.
그리고 시대가 바뀌었지만, '똑같은 삶'이 계속된다는 의미의 말을 하는데
이 부분에서 난 '아-' 하고 감탄의 숨을 내쉬었다.

나 역시도 '똑같은 삶'을 살아가는 한 사람이었다.

7.
그대들의 취향이 어떨런진 모르겠지만,
완전 강추.
Posted by 팔현
,

타인에게 말걸기
카테고리 소설
지은이 은희경 (문학동네, 1996년)
상세보기

1.
지난해부터 시작한 책이었는데, 올해가 되어서야 끝이 났다.
이 책을 올해까지 가져온 이유는 단지 나의 독서 습관 때문이었다.
(한권을 보다가 또 다른 책을 펼치는 습관)

2.
어쨌든 은희경님의 소설집 [타인에게 말걸기] 는
총 9개의 단편으로 구성되어 있다.

[타인에게 말걸기]는 그 중에 한편.

- 그녀의 세번째 남자
- 특별하고도 위대한 연인
- 연미와 유미
- 짐작과는 다른 일들
- 빈처
- 열쇠
- 타인에게 말걸기
- 먼지 속의 나비
- 이중주

3.
사실 나는 책이나 영화를 보고 느낌이 어떻다라고 말하는 것이
굉장히 어렵다. 내가 느낀 그 느낌들을 언어로 전환한다는 것이 쉽지 않다.
그래서 어떤 책이나 영화를 보고 난 후에 느낌이 어떻다라고 말하는 것보다
나는 좋았으니 한번 읽어보세요. 라고 추천을 하는 방식을 택한다.

4.
난 사실 우리나라 작가에 대해 편견이 있어서
어쩐지 글들이 죄다 시대상을 반영하고 있다거나, 세련되지 못한 느낌이 든다.
그러나 이 책을 읽고 그런 느낌이 많이 사라졌다. 
깊숙한 곳에 그런 의미가 부여되어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,
적당히 우리의 정서를 포함한 듯하면서도 세련된 느낌이랄까.

5.  
내 등뒤에 대고 그녀가 말했다.
 "내일 또 올 거지?"
 "뭐?"
 내 목소리에 충분한 짜증이 섞여 있었음에도 아랑곳없이 그녀는
명랑했다. 오히려 내 표정이 일그러지는 것이 그녀를 더욱 즐겁게
하기라도 한 듯 그녀는 깔깔 웃었다.
 "그때 말야."
 그녀의 검은 눈이 점점 벌어지고 있었다.
 "그때 산부인과에 따라가달라고 처음 찾아갔을 때, 왜 하필 너
였는 줄 알아?"
 "왜 그랬는데."
 "네가 친절한 사람 같지 않아서야."
 "... ... . "
 "거절당해도 상처받지 않을 것 같았어." 

[타인에게 말걸기 中]

6. 
사실 처음에 제목에 이끌려 시작한 거라 은희경이라는 작가는 잘 몰랐다.
그런데 꼭 다른 작품도 읽어보고 싶어졌다.

Posted by 팔현
,